지혜여행(컬럼)

봉수를 아시나요?

최상용 2020. 5. 20. 07:10



   

봉수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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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은 천리길?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인데 때로는 천리길보다 멀게 느껴집니다.

멀리 있는 사촌 보다 가까이 있는 우리 이웃들. 오늘, 먼저 이웃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작은 관심의 표현이 이웃사촌의 시작입니다.”

마음에 와 닿는 올해의 공익광고 대상 수상작의 글귀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일 중의 하나인

옛정이 넘치는 아파트 마을 만들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아파트 단지 운영의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시설 관련 공부를 하면서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 중 아파트시설관리에 관한 내용 중에서 봉수에 대한 생각이 나의 관심을 끌었다.

대부분사람들은 봉수를 높은 산정에 봉화대를 설치하고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변경의 정세를 중앙에 급히 전달하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봉수는세면기나 대변기 또는 부엌의 싱크대 아랫부분에 S자나 U자 형태로

연결되어 있는 관(트랩) 속에 고여 있는 물을 말한다. 이러한 봉수는 배수관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오염된 냄새나 벌레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에 봉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늑한 집안은 온통 악취가 진동하여 집안 전체가

마치 쓰레기 집하장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일 것이다.


봉수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해 주는 것은 배수관 내의 악취를 실외로 배출하고

신선한 공기를 유통 시켜 주는통기관이 있기에 그 역할은 더욱 빛난다.

우리 일상의 주변을 살펴보면 눈에 잘 띄지 않고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사물들의

고마움이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생명이 없는 하찮은 기구들조차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고 감싸주며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기에 우리는 하루를 편안하게 생활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어떠한가? 가진 사람, 배운 사람, 잘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실리와

기득권을 얻기 위해 오늘도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지 않은가?


 

생명이 없는 봉수와 통기관도 서로가 서로를 받들며 전체를 위해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자연의 섭리는 조화와 균형이요 흙으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건만

어찌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사회적 와병을 자초하고 있는지 안타깝다.

오늘 저녁도 우리가 편히 쉴 수 있도록 컴컴한 지하 보일러실에서 수고하는 분들과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이 밤을 지세우는 사회의 꿈지기들이 많다.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양심과 소신을 갖고 음지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을 보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봉수처럼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해주는

소중하고 고마운 분들이다.



-꿈지기© 최 상 용. 새미래 뉴스 대표. 지혜교육 & 개인 및 조직변화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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