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여행(컬럼)

핸드폰 속에 담긴 내 하루의 삶

최상용 2007. 7. 8. 22:43
핸드폰 속에 담긴 내 하루의 삶
(지혜의 메시지-108)


생활 주변 기기가 발전됨에 따라 우리는 참 편리하고 좋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한편으론 그 기기들에 의해 한 순간에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자동화된 버튼 하나로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조작 가능하고 때론 버튼 때문에 공들여 쌓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날려 보낼 수도 있는 위험한 세상이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나의 하루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핸드폰’이다.
핸드폰은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나를 표현하는 도구이며 나의 두뇌를 대신하는 대리인이다. 이제 핸드폰이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가 없으며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감까지 느끼게 된다.

2년 전 나는 딸이 사용하던 중고 핸드폰을 넘겨받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한 달 전부터 가끔씩 이상한 징후를 보이더니만 어제는 완전히 기능을 상실해버렸다.

토요일인데다 여러 사람과의 전화 통화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핸드폰이 없는 나의 모습은 멈춰버린 전철안에서 혼자 뛰고 있는 것 같은 처지임을 발견했다.

급기야 이 분야를 잘 알고 있는 딸에게 부탁하여 새 핸드폰을 알아보라 말하고 밖에 외출을 하게 되었다. 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핸드폰 없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뭔가 허전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집에 중요한 나의 일부분을 떼어놓고 오는 것만 같았다. 무엇을 하면서도 정신집중이 안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지 공허감만 맴돌고 있었다.

지금 이 시간쯤 나에게 전화와 메시지를 보낼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려지며 궁금하고 답답해지기 시작했다.‘어떻게 해야 되지?’ 이런 저런 궁리를 해본다.

주위 사람의 핸드폰을 빌려 전화를 하려고 했으나 이걸 어쩌나?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집으로 전화해서 물어볼까도 생각해 보았으나 식구들한테서 핀잔을 들을까봐 선뜻 내키지 않는다.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숫자 암기 능력이 떨어져 그 대안으로 A4용지 앞뒤 면에 내 주변에 관련되는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적어서 항상 휴대하고 다녔었다.

당시에는 내 수준에 맞는 최대의 효율적인 방법이라 생각했었는데 핸드폰의‘전화번호 메모리 기능’을 알고부터는 핸드폰이 그 기능을 대신해 주었기에 어제같이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서 그 때의 메모장이 생각났다.

집에 오자마자 옛날에 기록해 두었던 종이 메모장을 찾아 급한 통화는 했지만… 나 자신이 살아가면서 무심결에 빠르고 쉬운 것만 찾다보니까 이제는 내가 주인이 되어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이 주인이 되어 내가 끌려 다니는 느낌이 들어 일상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는 하루였다,

어찌 우리 생활에서 핸드폰만이 이러할까?
의식주를 포함한 생활 전반에서 사용되는 모든 것이 ‘편리하고 빠르며 간편하게’쪽으로 발전되어가는 추세에서 물질이나 기계적 기능만을 우선시 하는 사회 풍토에서 벗어나 한번쯤 “나를 사랑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모두가 행복한 방향으로 나가는 인간존중의 가치문화를 실천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기회에 “나와 가족 몸담고 있는 회사 그리고 사회전체의 관점에서 우리의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기가 무엇이며? 만일 그것들이 고장을 일으키거나 기능이 마비될 경우 어떠한 문제점이 야기 될 것이며? 그리고 그 대비책은 어떻게 해야 되는가?”에 대해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때이다.

이것은 살아가면서 개인 생활뿐만이 아니라 조직이나 국가차원에서 고민하고 준비해야할 중요한 과제이며 삶의 지혜 일 것이다.


- 최 상 용(꿈지기). 새미래 뉴스 대표, 지혜 교육 & 은퇴자 생애설계 컨설턴트, 노인 연구가. -
http://www.semir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