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여행(컬럼)

핸드폰 속의 인명록을 정리하며

최상용 2017. 2. 19. 12:43



핸드폰 속의 인명록을 정리하며

(지혜의 메시지, 17. 2. 19.)

 

과거에는 사람이 기계를 다루었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기계가 사람들보다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하면서 기계가 사람을 다루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계 중 하나가 바로 핸드폰이 아닌가 싶다.

 

핸드폰이 나오기 전에는 웬만한 지인의 전화번호는 머릿속에서 척척 쏟아져 나왔으나 언제부턴가 기억보다는 내 손에 쥐어진 핸드폰에 의지한 채 나의 암기능력은 서서히 쇠퇴해 가고 있었다.

 

이젠 일상생활에서 핸드폰 없이는 어떤 것 하나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내 삶의 중요한 친구이자, 일상생활을 하는데 정보의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가끔씩 핸드폰을 분실하면 내 생활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해 보곤 한다. 걱정이

되어 지난 10여 년 전부터 핸드폰 속에 저장되어 있는 인명록의 전화번호를 별도로 다운 받아 출력을 하여 휴대할 정도의 불안감도 갖고 있다.

 

지난 연휴. 최근에 알게 된 사람들의 인명록을 저장해야 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예전의 다운방식이 아닌 방법으로 연락처를 처음부터 가나다순으로 천천히 올리면서 정리와 삭제를 하는 선별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전체 파일로 다운을 받아 두면 어딘가에 보관은 되겠으나 근무환경이 바뀌고 수행하는 업무가 바뀐 지금에서 불필요한 자료들이 그대로 방치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하나하나 번호를 넘기면서 지우기도 하고 몇 장의 백지를 옆에 두고 분류 그룹에 이름과 번호를 일일이 기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1.200여건의 사람과 한 번쯤 관련이 있었던 기관, 업소의 이름들까지 눈에 들어왔다.

 

작업하는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기분은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여행하면서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 인생 여정의 수많은 희로애락의 삶의 현장을 하늘 위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시에는 그렇게도 가깝게 지내던 친구였는데 지금은 아스라이 멀어져간 그 이름들과 016으로 시작하는 번호들. 오랜 시간이 흘러 잊혀진 친구의 얼굴이 떠오르며 다시 만나서 옛날 그 시절 그 기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기록 노트에 가만히 별표를 해 본다. 이건 조만간에 수소문해서 찾아봐야할 사람들의 분류이다. 또 한편으로는 10년 전 저 멀리 강화도에서 근무하면서 알게 된 도움을 주신 분, 업무와 관련된 기관, 단체, 맛 집, 사람들 등 시시콜콜 많은 것들이 잃어버린 나의 추억을 되살리는 참 귀한 시간이기도 했다.

 

심리학자 아들러모든 인간은 자신이 언제나 확실히 지키고 있는 운동의 법칙을 갖고 싶어 한다.’라는데 그것은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이라고 했다. 덧붙여 개인의 삶을 상세히 분석하지 않고 불과 마음의 관계에 대해 배우는 일은 잘못된 것입니다. 무언가를 공부할 때만 항상 우리는 배운 내용이 삶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앞으로 살아가게 될 인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부를 하여 익힌 지식을 유연하게 적용할 종합적인 사고방식을 지녀야 합니다,’

 

핸드폰 속의 인명록을 들여다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나의 지나온 발자취와 함께했던 수많은 분들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속에서 나를 돌아보는 회상의 시간이 되었다. 그들 중 누군가는 지난날 나의 언행에 서운한 마음으로 나의 사과 문자를 기다렸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구는 세월이 흘러 한 많은 이승을 떠나 멀리 저승으로 미리 길을 떠난 분도 계셨다.

 

나도 언젠가는 그분들의 뒤를 따라가야 할 터인데... 과연 어떻게 살아야 후회 하지 않는 내 삶의 오늘이 될지 많은 생각과 아쉬움, 보고 싶은 마음으로 충만한 5시간의 긴 여행이었다.

 

-최 상 용. 지혜의 메시지를 전하는 새미래 뉴스대표. since 2002. www.semirenews.com -

-지혜교육 & 꿈 설계 컨설턴트. 노인복지시설 운영 전문가. blog.naver.com/src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