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여행(컬럼)

은퇴 후 꿈을 실천하는 낭만파 형님!

최상용 2016. 6. 22. 22:42





은퇴 후 꿈을 실천하는 낭만파 형님!

 

나이 들어가며 절실하게 그리워지는 것 중 하나는 지난 날 순수했던 시절에 같이 근무하면서 이런 저런 사연이 있는 동료를 만나는 일이다.

마지막 군 생활을 했던 서울 근교의 연구실에서 즐겁고 재미난 추억으로 떠오르는 형님 한 분이 계시다.(전직, 나종윤 부이사관)

우린 그 때도 전역을 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 은퇴 후 생을 어떻게 살 것 인가를 종종 의논 하곤 했었다.

 

좋은 사람하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종종 소식도 전하고 만나야 되는데 선배하고는 헤어진 후 19년 째 연말에 한 번씩 만나기도하고, 카톡 문자를 통해 안부를 묻곤 했었다.

 

지난 6. 11일 아침에 일어나 문득 떠오르는 분이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 없이 당장 문자를 넣었다. ‘보고 싶은데... 오늘 가도 되나요?...’ 보내자마자 바로 답장이 왔다.

아우가 온다면 대환영!’이라고... 하던 일을 멈추고 바로 양평행 전철을 탔다.

 

전철에서 바라보는 푸른 들녘은 초여름의 자태를 보이며 모든 생명체가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기지개를 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기다리는 선배의 차를 타고 약 10여분을 달리니 남한강변 언덕위의 하얀 집이 나타났다.

 

선배는 89년에 서울 지하 셋방에 살면서도 가차와 버스를 타고 북한강과 남한강 답사를 하면서 퇴직 후 아담한 집을 짓고 살겠다는 포부가 있었다한다.

처음에 이곳은 닭을 키우는 창고식의 지저분한 곳이었는데 땅을 구입 후 전체를 뜯어내고 축대를 쌓고 덤프트럭 300여대분의 마사를 부어서 대지를 조성 했단다.

 

두 부부가 코란도 승용차에서 숙식을 하며 정성으로 잔디와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기 시작했다. 경사면에는 연산홍을 심어 ‘I LOVE’글자를 만들고, 가장 높은 곳에는 목조주택으로 하연 집을 세웠으며, 본인이 직접 인터넷을 찾고 전문가에게 물어 보면서 지하수를 개발하면서 상수도를 연결하고 오폐수 관설치를 손수 했다.

 

이런 고생을 하면서도 차후 내가 가꾸고 키운 정원에서 좋은 분들이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으로 작업을 즐겁게 했다.

 

정원에 들어서니 꽃과 나무, 잔디로 내 몸도 푸르름에 머물고 있는 기분이다.

각종 식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미리 준비한 오겹살을 검정 가마솥 뚜껑에 구어서 방금 딴 채소와 같이 먹는 맛을 어찌 무딘 글 솜씨로 표현 할 수 있을까?

정자 바로 옆에는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 자세히 들여다보니 남한강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소형 수로가 있어 계곡 하천에 와있는 분위기였다.

 

 

지금 정원에 심어져 있는 식물은 더덕, 잔대, 돌미나리, 칡 나물, 머위, 취나물, 곰치...

나무 종류는 가시오가피, 엄나무, 두릅, 소나무, 자두, , 사과, 체리나무, 뽕나무, 대추나무, 자귀, 층층나무, 매실나무...

꽃 종류로는 아이리스 4종류, 꽃 양귀비, 목단, 기린초, 누루오좀, 동자꽃, 분홍 달맞이꽃, 금낭화, 은행나무와 철쭉분재, 소나무 분재는 13년 전 여행을 가서 큰 소나무 밑에서 성냥개비만한 애기 소나무를 가져와 키운 것이기에 더욱 정감이 느껴진다.

소나무는 키우기가 어려운데 뿌리에 박테리아가 기생을 해야 되기에 막걸리도 부어줘야 한다는 생생한 정보도 알게 되었다.

 

나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수년간을 가꿀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전원생활 하려면 맥가이버가 되어야한다. 모르는 것은 경험자에게 물어 보라. 꿈을 잃어버리면 안 되지만 과욕을 부리면 안 된다. 식물을 가꿀 때는 내가 나무면 어떨까?’하고 생각하면서 보살핀다. 매일 아침 새벽 5시면 일어나서 각 식물들하고 대화를 하면서 진맥을 한 후 처방을 하고 있다.”

 

좋아하다보면 느낌이 온다. 사랑하는 사람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듯이... 식물이나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관심이다.”

 

추가해서 전원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경험담은?

 

나종윤이 말하는 전원생활

1.도시에서 가까운 곳(쇼핑/공공시설 이용편리)

2.주도로(국도나 지방도)에서 가까운 곳

3.접근도로가 급경사인 곳은 피하라.(, 비올 때 위험)

4.시야가 트인 곳(조망, 사생활 보호)

5.산책로와 운동시설이 구비 된 곳

6.집은 아담하게(용도에 맞게)

7.외지인들이 많이 사는 곳(적응이 좋다.)

8.마을과 동떨어진 곳은 피하라.

9.도로 위쪽보다는 아래쪽이 조용하다.

10.대중교통수단 이용이 편리한 곳(버스, 택시, 지하철)

11.텃밭이 있는 곳(채소, 화초 가꾸기 등)

 

선배는 또 다른 꿈이 있다.

양주 근교에 뜻을 같이 하는 분과 공동투자를 해서 구입한 곳에 숲속 도서관이나 전시 시설을 세워서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발표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시설을 좋은 취지로 사용하려는 야심찬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요즘은 전원주택을 가꾸려는 주변 사람들이 찾아와 집짓는 법, 식물 가꾸는 법, 위치 선정 하는 법 등을 자문 하느냐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선배의 또 다른 꿈이 기대 된다.

-최상용. 새미래 뉴스 대표. 지혜교육 & 노인복지 컨설턴트-

www.semir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