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여행(컬럼)

바름을 일깨워 주는 공부방 선생님

최상용 2006. 8. 3. 00:24
바름을 일깨워 주는 공부방 선생님


공부는 왜 해야 되는가? 학창시절 한번쯤은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출세하고 돈 벌고 높은 자리에 앉기 위해서일까? 자신의 신분을 높이고 물질적 재화만을 모으기만 하면 행복할까?

옛 선인들은 공부를 하는 중요한 목적을‘수신제가(修身齊家)’에 두었다. 먼저 자신의 인격을 닦고 품성을 연마하여 도량과 지혜를 쌓는 것이 목적이었다. 요즘은 어떠한가. 가정, 학교, 사회교육은 그 근본 취지와 다르게 퇴색되고 자본주의 논리에 휘말려 사람보다는 돈에, 품성보다는 기술을 중시하는 쪽으로만 기울어져 있다.

얼마 전 서울 송파초등학교 후문 앞에서 해법공부방을 운영하는 어느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아이들 교육에 대하여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있었다. 선생님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 학비를 벌기 위하여 초ㆍ중학교 시절 안 해본 일이 없이 동분서주했다고 한다. 가정 학습지 돌리는 일, 공장의 말단 사원, 파출부에 이르기까지 귀엽게 부모의 품에서 어린양을 부려야 할 그 나이에 혹독한 시련을 묵묵하게 이겨내며 사회생활을 시작했었다.

그 열성과 신념이 바탕이 되어 야간 중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고 노래를 잘 불러 성악가의 꿈을 키워 나갔다. 어느 날 음악선생님을 찾아가 미래에 성악가가 되겠다고 말하니‘너는 집안도 가난하고 노래 솜씨도 시원찮은 게 무슨 성악가냐?’라고 호되게 질책을 받은 뒤 절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후 독실한 크리스천이 되어 성경을 공부하면서 자신이 선생님이 된다면 아이들에게 꿈을 일깨워 주는 멋진 선생님이 되겠다는 신념을 갖고 어려운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여 대학까지 졸업을 했다.

‘마냥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는 선생님, 생활이 넉넉지 않은 가정의 초등생 14명이 도손도손 방과 후 공부방에서 꿈을 키운다. 학생들의 숫자가 바로 돈으로 환산되어 학생수 늘이는데 급급한 오늘의 현실에서 선생님은 아이들 각자의 특성과 성향, 능력을 파악하여 개인이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키워나간다고 한다.

아직까지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엄마가 식당일을 하고 봉제공장에 다니는 2명의 자녀들을 무료로 다니도록 하고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도록 빈 봉투에 돈을 넣어 엄마에게 전해줘 아이가 직접 교육비를 내도록 하는 보이지 않는 배려와 헌신이 그것이요, 엄마가 감사의 선물로 보내준 호박범벅을 먹으며 눈물을 흘렸다는 선생님!

‘선생님은 아이들 앞에서 지시하고 통제하며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밤 등대의 불빛과 같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알고 방향과 목표를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높은 점수를 맞아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만이 성공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 최고가 되기보다 최선을 다한 후 더불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갖은 아이로 이끌어 주고 싶다’는 선생님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이들과 만나는 순간부터 은인자중(隱忍自重) 교육이 시작됩니다. 선생님이 함부로 행동을 한다든가, 껌을 씹는다든가, 비 존칭 언어를 쓰는 등...  내 모습과 언행이 곧 아이들에게 비쳐줘 바름을 일깨우는 것이 바로 공부방에서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작은 공부방, 미래의 새싹들에게 자신의 꿈을 일깨우고 희망과 용기를 복 돋아 주며 기억에 남을 여름캠프를 갖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선생님의 뒷모습이 싱그러운 여름을 더욱 빛나게 했다.

- 최 상 용. 세상의 지혜를 전하는 '새미래 뉴스' 대표. 지혜경영 컨설턴트 -
  http://www.semirenews.com

- 전국 교차로 협의회 ‘아름다운 사회’ 칼럼. 06. 8. 3. -
  http://news.icross.co.kr/society/section.icross?id=00010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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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법 공부방 : ☎ 02) 412-1678 (송파 초등학교 후문, 그린 공원 앞)
 
   교육은 사랑으로 커간다
       배경음악 : John Barry - John Dunbar The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