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찾는 소중한 순간들 (희망 꽃 피우기ㅡ3)
오늘도 어김없이 요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일주일에 한 번, 어머니를 뵙는 날이다. "집에 가고 싶다"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드리지 못하는 아들의 마음은 늘 죄책감으로 가득하다.
면회를 마치고 나오는 길,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자 오랜 친구 이풍래에게 전화를 건다. 그는 군산노인대학 난초반 반장으로, 객지 생활이 긴 나에게 고향 소식을 전해주는 소중한 메신저다. 어머니를 대신해 병원에 모시고 갈 정도로 가족 같은 친구다.
"시간 괜찮으면 점심이나 같이 할까?" 내 제안에 그는 흔쾌히 "그렇지 않아도 박성택 형님이 식사 하자고 하시던데, 내가 연락해볼게." 이렇게 해서 우리 셋은 점심 약속을 잡게 되었다.
아구탕을 앞에 두고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우리는 일상을 나눈다. 위암 수술을 받은 지 10년이 된 박성택 형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오늘이 천국이고, 여기서 인정받아야 천국 가서도 인정받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형님의 삶의 철학이 담긴 말씀이다.
나 역시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고, 평생 살 것처럼 꿈을 꾸어라!"라는 신념으로 살아가기에, 형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 우리의 대화는 삶의 지혜를 나누는 귀중한 시간이 된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장항 송림 맥문동 꽃길로 향한다. 물이 빠진 드넓은 바닷가와 50여 년 된 소나무 숲길, 그리고 보랏빛 맥문동 꽃무리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며 문득 깨달음을 얻는다. 우리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인간·시간·공간", 이 세 가지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사람을 대할 때는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때는 단 하루만 주어진 시간처럼 소중히, 그리고 주어진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희망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삶의 지혜를 전해주시는 형님, 60여 년의 세월 동안 형제보다 더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 그리고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목마른 이에게 시원한 물 한 그릇을 건네고 싶은 나. 이런 우리가 있기에 만남이 즐겁고 헤어지면 보고 싶어진다.
맥문동 꽃이 군락을 이루어 보는 이에게 행복을 선사하듯, 우리도 마음을 모아 이웃과 사회가 더욱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한다.
오늘의 이 작은 만남과 대화가 우리 삶에 또 하나의 보랏빛 꽃으로 피어나길 기대해본다.
ㅡ최 상 용ㆍ새미래 뉴스 대표ㆍ지혜교육 & 희망 꽃 피우기 정원사)
(위 글은 스마트폰으로 작성하여 게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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